2020년대 들어 영화 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OTT 플랫폼의 확산과 함께, 전통적인 극장 개봉 모델이 도전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OTT와 극장 동시 개봉’이라는 새로운 전략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전략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으며, 각 플랫폼의 장단점, 그리고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영화 산업 변화
2019년을 기점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급성장은 영화 산업의 판도를 흔들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극장의 일시적인 폐쇄를 초래했고, 대형 스튜디오들은 어쩔 수 없이 콘텐츠를 OTT로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전통적인 ‘극장 우선 개봉’ 원칙은 무너지고, ‘OTT 동시 개봉’ 또는 ‘OTT 우선 개봉’이 현실화되었습니다. OTT는 기존 극장과 달리 전 세계 동시 배급이 가능하며, 구독 기반 수익 모델로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최적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버즈 오브 프레이>, <킹 리차드> 등의 영화는 극장과 OTT에서 동시 공개되었고, 오히려 흥행 성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동시 개봉’은 더 이상 실험적 선택이 아닌,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OTT 개봉은 여전히 단점이 존재합니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청 경험이 사라지고, 수익 구조가 단기간에 폭발적인 흥행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생산자와 배급사 입장에서는 더 넓은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략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극장 개봉의 지속 가치와 전략적 활용
비록 OTT가 성장하고 있지만, 극장 개봉의 가치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몰입감은 여전히 극장만의 강점이며, 영화 팬들의 충성도도 높습니다. 특히 마블 시리즈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처럼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에서의 체험을 전제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극장 개봉은 ‘박스오피스 흥행’이라는 상징적 지표를 통해 영화의 대중성과 성공을 가시화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향후 OTT 수익과 콘텐츠의 장기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게다가 극장에서 성공한 콘텐츠는 이후 OTT로 넘어갈 때 더 큰 주목을 받게 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일부 대형 제작사들이 ‘극장 45일 후 OTT 개봉’처럼 일정한 딜레이를 두고 양쪽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극장의 매출을 보존하면서도, OTT 이용자 기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택입니다. 예컨대 <듄 파트1>은 45일 간 극장 상영 후 HBO Max로 이동했고, 기대 이상의 시청률과 구독자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극장 개봉은 단순히 고전적인 방식이 아닌, 여전히 흥행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전략 요소이며, OTT와 함께 사용될 때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동시 개봉 전략의 사례와 향후 트렌드
OTT와 극장의 ‘동시 개봉 전략’은 2021년 워너브라더스의 발표로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 워너는 <매트릭스: 리저렉션>, <듄>,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을 HBO Max와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한다고 밝혔고, 이는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졌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빠른 회수와 글로벌 확산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시 개봉은 극장과 OTT 수익을 나누게 되므로, 개봉 성적이 분산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서는 극장 흥행 기준으로 계약금이나 보너스가 책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전략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워너브라더스와 결별하고 유니버설과 계약을 맺으며 OTT 동시 개봉 전략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블랙 위도우>를 극장과 디즈니+에서 프리미엄 요금제로 동시에 개봉했고, 이에 따라 수익 다변화와 사용자 기반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넷플릭스 역시 극장 개봉 후 자사 플랫폼에 독점 공개하는 전략을 병행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콘텐츠 프리미엄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 동시 개봉’보다는, 콘텐츠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플랫폼을 선택하고, 다양한 윈도우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이 더 일반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소비자, 제작사, 배급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영화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OTT와 극장 동시 개봉 전략은 영화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느 쪽이 우위에 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각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균형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개봉 방식까지 통합적으로 설계되는 하이브리드 개봉 모델이 주류가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영화 소비 방식의 다양성과 산업적 지속 가능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